솔직히 말할게요. 한국에 처음 오면 생각보다 훨씬 외로워요.

유튜브도 다 봤고, 동네 조사도 다 했고, 지하철 노선도 어느 정도 외웠는데 막상 와보면 그게 다 '어디 있는지'를 아는 것이지 '사람'을 아는 게 아니더라고요. 저도 그걸 깨닫는 데 꽤 오래 걸렸어요.

2024년 기준으로 한국에 장기 거주하는 외국인이 258만 명을 넘었어요. 역대 최고치거든요. 숫자만 보면 '사람 많겠네' 싶은데, 실제로 와서 그 사람들을 어떻게 만나냐가 문제예요. 분명히 다들 어딘가에 있는데, 찾는 방법이 예전이랑 많이 달라졌거든요.

온라인 커뮤니티, 지금은 어떤가요?

솔직하게 얘기하면, 지금 외국인 온라인 커뮤니티는 과도기 상태예요.

예전에는 Facebook 그룹이 전부였어요. 서울이든 대구든 지방 소도시든, 외국인들이 사람을 만나는 창구가 Facebook이었거든요. 근데 그 시대는 거의 끝났다고 봐야 해요. 2023년에 r/korea에 올라온 글 하나가 꽤 화제였는데, 한국에 외국인 수는 계속 늘고 있는데 실제 모임이나 커뮤니티는 오히려 조용해진 것 같다는 내용이었어요. 그 글이 100개 넘는 추천을 받고 댓글도 77개나 달렸거든요. 결론은 팬데믹 이후로 Facebook 기반 커뮤니티가 무너지면서 아무도 그걸 제대로 대체하지 못했다는 거예요.

Discord도 해봤고, Meetup도 해봤고, Instagram도 써봤는데, 예전 Facebook만큼의 참여도가 안 나온다는 게 공통적인 반응이에요. 근데 r/korea 자체는 구독자가 139만 명이 넘어서 정보 얻기엔 여전히 좋아요. 비자 질문, 영어 가능한 치과 찾기, 친구 사귀는 법 고민 같은 것들을 진짜 살아있는 사람들이 답변해주거든요. 북마크해두면 유용해요.

한 가지 변화도 체감하게 돼요. 예전에 서양 외국인 위주였던 커뮤니티가 이제는 동남아 출신 외국인 비율이 훨씬 높아졌어요. 나쁜 변화가 아니라 한국 거주 외국인 구성 자체가 바뀐 거예요. 근데 옛날식 서양 expat 바이브를 기대하고 오면 많이 달라졌다고 느낄 수 있어요.

그럼 실제로 어디서 사람을 만나냐고요?

이 부분이 좀 더 희망적이에요. 서울에서 직접 사람을 만날 수 있는 공간은 분명히 있어요.

이태원은 요즘 평판이 좀 엇갈리지만, 용산·이태원 일대와 바로 옆 한남동은 여전히 서울에서 가장 국제적인 동네예요. 한남동은 대사관 밀집 지역에 그 분위기가 있는 동네라 외교관이나 기업 주재원들이 많이 살거든요. 홍대·연남동은 완전 다른 분위기예요. 젊고, 아티스틱하고, 학생이나 디지털 노마드가 많고 전체적으로 더 편하게 어울릴 수 있는 곳이에요. 강남은 기업 expat 분위기가 강하고, 서초의 서래마을은 프렌치 빌리지라고 불리는데 유럽 분위기 물씬 나는 조용한 주택가예요. 가족 단위 외국인들이 좋아하는 곳이기도 하고요.

취미 모임이 진짜 제일 좋은 방법 같아요. 한강 자전거나 러닝 그룹은 SNS에서도 찾을 수 있지만, 주말 아침에 반포나 여의도에 그냥 나가도 뛰는 사람들 많이 보여요. 북한산에도 외국인 하이킹 그룹이 꽤 있고요. 태권도, 복싱, 요가, 댄스 스튜디오는 서울 어디서나 찾을 수 있고, 국제적인 동네에는 영어 되는 강사들도 있어요.

쿠킹 클래스나 드로잉 클래스도 좋아요. 비슷한 상황인 사람들 — 한국 생활 적응 중이고, 새로운 사람 만나고 싶은 사람들 — 이 자연스럽게 모이거든요. 상공회의소 행사도 알아두면 좋아요. 미국이나 유럽 상공회의소 같은 데서 정기적으로 네트워킹 이벤트를 열고, 입장료가 3만 원 정도 하는데 전문직 사람들이 많이 와요.

서울 밖은요?

솔직히 말하면, 훨씬 어려워요.

부산이 그나마 제일 낫긴 해요. 해운대 중심으로 외국인 커뮤니티가 형성돼 있고, 서울보다 생활비가 약 32% 저렴하면서도 해변, 카페, 국제학교가 다 있어요. 커뮤니티 규모는 작지만 결속력이 강해서 집 구하는 것도 커뮤니티 입소문으로 해결하는 경우가 많더라고요. KTX로 서울까지 2시간 30분이 안 되니까 완전히 단절된 느낌도 없고요.

대구는 대학이나 어학원 쪽 외국인들이 있지만, 서울·부산과 비교하면 훨씬 적어요. 소도시나 농촌은 솔직히 꽤 힘들 수 있어요. 2023년 Reddit 스레드에서도 나왔는데, 큰 도시 밖에선 외국인 모임 자체가 '죽어있다'고 표현할 정도였어요. Facebook 그룹이라도 있었으면 했는데, 그마저도 없는 경우가 많아졌거든요. 한국어를 아직 못 하는 상태에서 사람 사귀는 게 중요하다면, 지역 선택이 첫 1년을 얼마나 편하게 보내느냐를 크게 결정해요. 이건 진심으로 하는 말이에요.

한국 문화에서 알아두면 진짜 도움 되는 것들

한국 친구를 사귀는 건 — 진짜 친구요, 그냥 아는 사람 말고 — 시간이 걸려요. 언어 장벽이 생각보다 크거든요. 근데 Tandem이나 HelloTalk 같은 언어 교환 앱으로 영어 연습하고 싶은 한국인들이랑 연결되면, 거기서 진짜 우정으로 발전하는 경우도 있어요. 빠르게 되진 않지만, 되긴 해요.

카카오톡은 여기서 기본 메신저예요. WhatsApp도, 인스타 DM도 아니고, 카카오톡이에요. 누군가를 만나서 연락처 교환할 때 카카오 아이디를 주고받거든요. 한국 오기 전에 설치해두세요.

밥 먹거나 술 마실 때 예절도 알아두면 좋아요. 내 잔만 채우지 말고, 옆 사람 잔부터 채워주는 게 기본이에요. 누가 따라줄 때는 두 손으로 잔을 드는 게 예의고요. 어른이나 상급자가 먼저 수저를 드셔야 먹기 시작하는 문화도 있어요. 인사할 때는 악수보다 가볍게 고개 숙이는 게 자연스러워요. 이런 게 별거 아닌 것 같아도, 처음 만나는 사람한테 좋은 인상을 주고 싶을 때 은근히 차이가 나거든요.

꼭 알아야 할 경고도 하나 있어요. 길거리나 카페에서 낯선 사람이 접근해서 유독 집요하게 얘기하려 하거나 연락처를 달라고 하면 주의하세요. 한국에서 종교 단체나 이상한 집단이 외국인에게 접근하는 경우가 알려져 있거든요. 친절한 사람이 없는 게 아니라, 진짜로 이상하게 느껴지면 본능을 믿고 연락처는 안 줘도 돼요.

시간이 걸려도 결국은 되더라고요

한국에서 사회생활이 하루아침에 풍부해지는 사람은 별로 없어요. 언어 장벽도 있고, 회사 동료가 자동으로 친구가 되는 문화도 아니고, 온라인 커뮤니티도 과도기라 뭘 중심으로 연결되어야 할지 좀 모호하기도 해요.

근데 결국 커뮤니티를 만드는 사람들은 꾸준히 나타나는 사람들이에요. 같은 하이킹 그룹, 같은 언어 교환, 같은 동네 카페에 계속 보이다 보면 어느 순간 '처음 보는 얼굴'이 아닌 '아는 사람'이 되는 거더라고요. 5년 전이랑은 많이 달라졌지만, 커뮤니티는 분명히 있어요. 찾아가고, 계속 나타나는 것, 그게 결국 핵심인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