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 살다 보면 어느 날 갑자기 은행이 문을 닫고, 가게도 닫고, 지하철만 달리는 상황을 마주치게 돼요. 처음엔 당황스럽지만, 한국의 공휴일 구조를 조금만 이해하면 훨씬 편하게 지낼 수 있어요.
한국 공휴일, 얼마나 되나요?
2026년 기준 한국의 공휴일은 대체공휴일 포함 총 16일이에요. 공휴일이 일요일과 겹치면 그다음 월요일이 대체공휴일로 지정되는 제도가 2013년부터 시행됐고, 2023년부터는 모든 공휴일로 확대 적용됐어요. 덕분에 "휴일이 주말에 사라진다"는 아쉬움이 한결 줄었죠.
한 가지 헷갈리기 쉬운 것이 있어요. 제헌절(7월 17일)은 국경일이긴 하지만 2008년부터 쉬는 날에서 제외됐어요. 날짜만 보고 쉰다고 생각했다가 낭패를 볼 수 있으니 주의하세요. 근로자의 날(5월 1일)도 일반 공휴일 규정이 아닌 별도 근로기준법에 의거한 날이라 법적 성격이 조금 달라요. 다만 실제로는 대부분의 직장과 은행이 쉬어요.
설날과 추석: 사실상 한국이 멈추는 날들
한국의 공휴일 중 외국인에게 가장 중요한 건 단연 설날과 추석이에요. 이 두 명절은 일반 공휴일과는 차원이 달라요.
**설날(2026년 2월 16~18일)**은 음력 1월 1일로, 양력 새해보다 훨씬 중요하게 여겨져요. 아침에 차례를 지내고, 어른들께 세배를 드리며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라고 인사를 해요. 어른들은 세뱃돈을 주고요. 이날 꼭 먹는 음식이 떡국이에요. 한 그릇 먹으면 나이 한 살을 더 먹는다는 의미가 있답니다.
**추석(2026년 9월 24~26일)**은 음력 8월 15일 보름달이 뜨는 날이에요. 조상의 묘를 찾아 성묘하고, 차례를 지내요. 대표 음식은 솔잎 위에 쪄낸 송편이고, 잡채·불고기·전 등 다양한 음식을 나눠 먹어요. 추석에는 선물 문화도 매우 발달해 있어요. 스팸 선물세트, 과일 세트, 홍삼 제품 등이 인기고, 30,000~300,000원 사이가 일반적인 선물 가격대예요.
두 명절 모두 은행, 관공서, 학교, 전통 시장, 대부분의 식당이 문을 닫아요. 미리 2~3일 전에 장을 봐두는 게 좋아요. 반면 편의점(GS25, CU, 7-Eleven, 이마트24)은 24시간 운영하니 걱정 마세요.
명절에 문 여는 곳, 닫는 곳
일반 공휴일에는 관공서·은행만 쉬고 대부분의 식당과 상점은 정상 영업해요. 하지만 설날과 추석에는 거의 모든 곳이 문을 닫아요. 대형마트(이마트, 롯데마트, 홈플러스)는 일반 공휴일에는 열지만, 명절 당일은 단축 영업하거나 쉬는 곳도 있으니 미리 확인해 보세요.
응급실은 항상 운영하고, 당번 약국 정보는 약국 찾기 앱으로 확인할 수 있어요. 대중교통은 명절에도 운행되지만 고향 가는 KTX·고속버스는 수개월 전에 매진되기도 하니 표 예매는 일찍 서두르는 게 좋아요.
근무 권리, 꼭 알아두세요
2022년부터 모든 민간 사업장에서 일하는 근로자도 관공서와 동일한 공휴일 보호를 받게 됐어요. 비자 종류와 국적에 관계없이 외국인도 동일한 권리를 가져요. 공휴일에 일하면 통상 임금의 1.5배(가산수당)를 받거나, 대체 휴무를 부여받아야 해요.
주 52시간 상한제(2020년 도입)도 공휴일 근무 시간을 포함해 계산해요. 권리 침해가 의심된다면 고용노동부에 문의하거나, 노동권 상담 전화를 이용해 보세요. 5인 미만 사업장의 경우 적용 기준이 조금 다를 수 있으니 직접 확인하는 게 안전해요.
한 가지 더: 명절 증후군
추석과 설날은 가족들이 모이는 따뜻한 시간이기도 하지만, 많은 한국인에게 부담이 되는 기간이기도 해요. 특히 명절 준비를 도맡는 여성들이 스트레스와 피로를 크게 느끼는 '명절 증후군'은 사회적으로도 널리 알려진 현상이에요. 주변 한국인 친구나 동료가 명절 전에 예민해 보인다면, 그럴 만한 이유가 있는 거예요. 가볍게 "힘내세요"라는 말 한마디가 의외로 큰 힘이 된답니다.
한국의 공휴일 일정은 매년 조금씩 바뀔 수 있어요(대체공휴일 특히). 정확한 날짜는 정부 공식 발표나 고용노동부 웹사이트에서 확인하는 것이 가장 확실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