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 살면서 한국어를 전혀 못 해도 일상생활은 가능해요. 서울은 생각보다 영어 친화적이고, 파파고 앱 하나면 웬만한 상황은 넘길 수 있거든요. 하지만 분명히 한계가 찾아와요. 약국에서 복약 안내를 듣다가 고개만 끄덕이거나, 집주인 문자를 며칠째 열어보지 못하는 순간이 오면, '그냥 조금이라도 배워둘걸' 하는 생각이 들죠.
좋은 소식은, 한국에 살고 있다는 것 자체가 가장 큰 강점이라는 거예요. 매일 눈에 들어오는 간판, 지하철 안내 방송, 메뉴판 — 이 모든 것이 공짜 공부 재료예요.
한글 먼저, 앱은 그다음
무엇보다 먼저 한글을 익히는 게 좋아요. 한글은 세계에서 가장 논리적으로 설계된 문자 체계 중 하나로 평가받는데요, 대부분의 학습자가 집중해서 하루 이틀이면 소리 내어 읽을 수 있게 돼요. 뜻을 아는 것과는 다르지만, 메뉴판을 읽고 버스 정류장 이름을 확인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생활이 완전히 달라져요.
앱은 뭐가 좋냐고요? 외국인 한국어 학습자들 사이에서 가장 많이 추천받는 건 단연 Talk To Me In Korean(TTMIK) 이에요. 2009년부터 운영해온 플랫폼으로, 무료 강의도 많고 유료 PDF 교재도 가격 대비 알차요. 한국어 문법의 구조가 영어와 많이 다른데, TTMIK은 그 논리를 잘 설명해줘서 "아, 이래서 이렇게 말하는구나" 하는 순간이 자주 와요.
단어 암기는 Anki가 가장 효과적이에요. 간격 반복(SRS) 방식의 플래시카드 앱인데, 설정이 좀 필요하긴 하지만 한번 익숙해지면 다른 앱으로 돌아가기 어려울 정도예요. 일상 대화에 자주 나오는 단어 1,500~2,000개를 만들어 두면 일상 회화의 상당 부분을 커버할 수 있어요. 사전은 네이버 사전, 번역은 파파고 — 이 두 앱은 그냥 필수예요.
무료 수업, 생각보다 많아요
많은 외국인이 모르고 지나치는 게 있는데, 한국에는 정부 지원 한국어 수업이 꽤 많아요.
살고 있는 동네 주민센터에 가면 외국인 주민을 위한 한국어 강좌가 있는 경우가 많아요. 학기는 보통 1~3개월 단위로, 봄과 가을에 등록을 받아요. 수업료는 무료이거나 매우 저렴해요(₩10,000~₩30,000 정도). 외국인등록증(ARC)을 들고 가서 물어보면 돼요.
전국에 220개 이상 있는 다문화가족지원센터도 한국어 수업을 제공해요. 주로 결혼 이민자 대상이지만, 센터에 따라 모든 외국인 주민이 이용 가능한 곳도 있어요. 본인 거주 지역 센터에 직접 연락해서 자격 여부를 확인해보는 게 가장 정확해요. 네이버 지도에서 "다문화가족지원센터 + 사는 동네"로 검색하면 가까운 곳을 찾을 수 있어요.
TOPIK 시험, 왜 볼까요?
TOPIK(한국어능력시험)은 교육부 산하 국립국제교육원에서 주관하는 공식 한국어 능력 시험이에요. 1~6급 체계로 되어 있고, 1~2급은 TOPIK I, 3~6급은 TOPIK II로 나뉘어요. 한국 내에서는 연 6회(1월, 4월, 5월, 7월, 10월, 11월) 시행돼요. 응시료는 TOPIK I 기준 ₩35,000이고, 성적은 발표일로부터 2년간 유효해요. 자세한 일정과 등록은 topik.go.kr에서 확인할 수 있어요.
일상생활만 목표라면 굳이 시험을 볼 필요는 없어요. 하지만 한국 직장에 취업하거나, F-5 영주권을 신청하거나, 한국 대학에 진학할 계획이라면 TOPIK 3급 이상이 필요한 경우가 많아요. 영주권 기준은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니, 정확한 조건은 출입국관리사무소에 직접 확인하는 게 좋아요.
결국, 꾸준히 하는 게 답
어떤 방법이 가장 좋냐고 묻는다면 — 본인이 지속할 수 있는 것이 제일 좋아요. TTMIK으로 문법 잡고, Anki로 단어 쌓고, 주민센터 수업이나 언어교환으로 실제 말하는 연습을 더하면 비용도 크게 들지 않으면서 실력이 쌓여요. 한국에 이미 살고 있다면, 매일의 일상 자체가 공부 환경이에요. 그걸 활용하는 것부터 시작해보세요.




